영화,다큐멘터리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극장판 3 - 폐기물 13호
세꼴
2009. 8. 15. 22:26





주연 : '도쿄'
기동경찰 페트레이버의 원작 만화에 바탕을 둔 3번째 극장판 애니메이션. 원작은 경시청 소속 특차2과에 소속된 2소대와 이들이 다루는 레이버 '잉그램'의 활약상을 다룬 작품이지만, 이 작품에서 2소대는 조연을 맡고있다. 극장판 폐기물13호에서는 원작 에피소드의 조연들이 주연으로 등장한다.
이전의 극장판들처럼 원작의 한 에피소드에서 소재를 따 왔지만 원작이 메카닉 물이었음에도 '폐기물13'호에서 메카닉이란 소재는 들러리에 불과하다. 실제로는 도쿄만에 등장한 괴생명체로인해 서로 만나게된 인물들의 갈등이 더 핵심적인 주제이다.
하지만 작품속에 들어난 인물들의 갈등이나 고민보다도 '폐기물13호'가 더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바로 도쿄(현대 일본)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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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 : '사람'
차라리 사진을 찍는게 더 편하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작품의 배경 및 풍경에 힘이 들어가 있다. 애니메이션 속 인물들 역시 매우 생동감있게 표현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거대하게. 또 극도로 세밀하게 묘사된 배경덕분에 인물들은 너무나도 왜소한 존재로 그려진다. 이들은 자신들이 속한 세계를 마음껏 휘저으며 활약하기 보다 그저 담담히, 그리고 조용히 풍경속을 누빌뿐이다.
두 주인공 형사 '쿠스미 타케시'와 '하타 신이치로'의 탐문수사를 보여준다는 핑계로, 작품은 도쿄의 여러 모습들을 끝도없이 담아낸다. 이러한 부분은 도쿄나 현대일본에 관심없거나 '코드'가 안 맞는 사람에게는 고문에 가까운 정도로 지루한 장면이다.
이러한 풍경 늘어놓기는 저 유명한 '오시이 마모루'가 감독을 맡은 패트레이버 극장판 2편에서도 비슷하게 연출된다. 심지어 2편에서는 이야기 자체에 그러한 부분이 노골적으로 녹아들어가 있기까지 하다. 이 작품역시 연장선에 있다고 생각되지만 전작이 다소 설득의 형식으로 설교를 늘어놨던 반면에 이 작품은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담담하게 보여주기만 한다. 덕분에 호소력은 2편보다 3편이 훨씬 나았다고 본다.
고도로 정밀하게 애니메이션으로 그려낸 현대 일본을 보는것 하나만으로도 추천하고 싶지만, 패트레이버의 팬이거나 메카닉이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에게는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다. 나 역시 이 작품을 처음봤을 당시 너무나도 지루해서 패트레이버라는 이름이 아깝다고 생각했을 정도다.
하지만 여유를 가지고 이 작품속의 형사들과 함께 현대일본을 탐문해 본다면, 이 작품의 마지막 장면이 나름 의미심장하게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별 대단한 것도 아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