귓속말
뉴스위크 한국판 958호 (2010.12.15) 삽질결과
세꼴
2010. 12. 29. 22:15
미국 외교가 죽었다?
NOT DEAD YET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기밀 문서는 거꾸로 미국의 막강한 지정학적 영향력을 보여준다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기밀 문서는 거꾸로 미국의 막강한 지정학적 영향력을 보여준다
CHRISTOPHER DICKEY, ANDREW BAST 기자
호주 컴퓨터 해커로 위키리크스의 설립자인 줄리언 어샌지는 정의와 투명성을 위해 행동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지난여름 독일의 시사주간지 슈피겔과 가진 인터뷰에서 “힘 없는 사람을 돕고 나쁜 자들을 짓밟기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라크 주재 미국대사로 2007년 이라크를 전면 혼란 직전에서 구하는 일에 일조한 라이언 크로커는 외교관들 사이의 공통된 생각을 이렇게 요약했다. “어샌지는 무정부주의자다. 중요한 정책 문제를 이해하는 데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폭로에만 전념한다.”
어 샌지는 신중함을 수상함과 동격으로 간주한다. 신중함의 유일한 목표가 정보를 감추는 일인 양 말이다. 물론 그 주장에도 일리가 없진 않다. 과거 몇몇 미국 행정부는 베트남, 니카라과, 이라크에서 야기된 비극적인 결과를 감추기에 급급했다. 그러나 사실 지금까지 드러난 위크리크스 문서는 외교관들이 그 정반대로 일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취재 기술을 활용해 주재하는 나라의 복잡한 사정을 명료하게 전달하고, 협상 기술을 동원해 북한과든 중동에서든 전쟁의 위협을 줄이려고 애쓰는 모습이 담겨 있다.
....
예를 들어 미국은 UN 안보리를 통해 이란 제재를 강화하려면 중국을 설득해야 했다. 그러나 중국은 이란을 자국의 중요한 에너지 공급국가로 본다. 그래서 오바마 행정부는 사우디의 지원을 구했다. 압둘라 국왕은 미국의 군사 행동으로 ‘뱀의 목을 치기’를 원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보다는 중국이 UN 제재 강화를 승인할 경우 이란이 중국에 석유 공급을 끊겠다고 위협한다면 사우디가 중국에 석유 공급을 보장해주는 편이 더 현명할지 모른다고 압둘라를 설득했다. 그래서 거래가 이뤄졌다. 미 외교협회(CFR) 명예회장 레슬리 겔브는 “세계가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지연시키거나 막으려 한다면 그런 전략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
게이츠는 정곡을 찔렀다. 그는 터키 측에 이란을 상대로 한 군사행동은 이스라엘이 맡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란의 보복에 대비해 터키도 방어체제를 보강해야 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여느 고위 미국 관리가 공개적으로 언급한 내용보다 훨씬 강한 발언이었지만 터키의 강경 입장을 촉구하는 데 효과가 있었다.
핸드백 전쟁
BAG WARS
에르메스의 ‘진정한 품격’마저 베르나르 아르노의 ‘대중화 전략’의 희생양이 될까?
에르메스의 ‘진정한 품격’마저 베르나르 아르노의 ‘대중화 전략’의 희생양이 될까?
DANA THOMAS 기자
1980년대 당시 에르메스의 CEO였던 장-루이 뒤마는 아르노가 뷔통 가문으로부터 루이뷔통의 경영권을 빼앗는 과정을 지켜본 뒤 에르메스의 지주회사를 설립했다. 소유주 가족 주주들로 구성된 이 회사는 경영진의 임명과 회사 전략 결정에 관한 권리를 독점했다. 근면한 보수 성향의 신교도인 뒤마는 에르메스 일가의 내분으로 에르메스가 붕괴할 가능성을 우려하기도 했다. 상속인 중에는 호화로운 생활을 영위하는 사람이 여럿 있다(그중 한 명은 오랫동안 국제 폴로연맹의 회장을 맡아 왔고, 또 한 명은 개인 제트기를 동원해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5일 동안 열린 자신의 결혼식 피로연에 450명을 초청했다). 뒤마는 그들이 자신의 배당금 수익보다 더 많은 돈을 원하거나 필요로 하게 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래서 1993년 지주회사의 주식 25%를 프랑스 주식시장에 상장했다. 이런 이중구조를 통해 에르메스가 가족 이외의 누군가에게 인수되는 일을 막아 보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이런 구조는 외부인들이 그 주식을 사들이는 일 또한 가능하게 만들었다.
미국인의 세가지 식탁
DIVIDED WE EAT
음식에 반영된 빈부 격차…
유기농과 정크푸드의 간극 어떻게 메울까?
음식에 반영된 빈부 격차…
유기농과 정크푸드의 간극 어떻게 메울까?
LISA MILLER 기자
최근 미국 농무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인 중에서 ‘식품 불안정(food insecurity)’ 가정에서 사는 사람이 17%(5000만 명 이상)다. 식품을 구입할 돈이 떨어지거나 때로는 돈을 더 벌기 전에 식품이 바닥나는 가정이라는 뜻이다. 식품 불안정은 특히 독신모 가정, 미국 남부와 대도시에서 특히 심하다. 뉴욕시에선 식품 불안정에 해당하는 인구가 140만 명이다. 내가 사는 브루클린에 약 25만7000명이 산다. 물론 식품 불안정은 주택공급이나 고용 같은 다른 경제 요소와 밀접한 관계다. 실제로 농무부가 식품 불안정 개념을 도입한 1995년 이후 그에 속하는 인구가 이번 경기침체가 시작된 2007~08년 가장 많이 증가했다(최근 발표된 2009년 자료에서도 변동이 거의 없었다). ‘굶주린다’고 분류되는 가정(농무부는 ‘식품 안정성이 아주 낮다’고 표현한다)의 비율은 약 6%로 그리 높지 않다.
....
식품과 음식을 대하는 미국인의 태도는 역사상 다른 어떤 국민과도 다르다. 우선 음식을 영양가로 따진다.
....
미국인들에겐 영양 집착보다 더 특이한 점이 있다. 피슐러에 따르면 그들은 음식 선택을 ‘양도할 수 없는 권리’인 개인의 자유 문제로 파악하려 한다. 미국인들은 자신이 원하는 음식(곰보 버섯이든 빅맥이든 간에)을, 원하는 곳(차 안이든 야외든)에서, 원하는 때 먹으려 한다. 물론 대다수가 똑같은 칠면조 요리를 즐기는 추수감사절은 예외다. 하지만 그 외에는 무조건 자유의지론을 신봉한다. 피슐러는 설문조사를 통해 미국 가정엔 낮이든 밤이든 함께 앉아 식사하는 시간이 정해진 경우가 드물다고 결론 내렸다. 그와 대조적으로 프랑스인의 54%는 매일 12시 30분에 점심을 먹는다. 그래서 그런지 프랑스의 비만율은 9.5% 선에 머문다.
...
“한마디로 부자 농민은 가난한 소비자에게 형편없는 음식을 공급하고, 가난한 농민은 부자에게 고급 음식을 조달하는 모양새다.”
덧. 추가로 기사에는 이런 내용이 있엇다. '어렸을 땐 부모님에게 늘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이 달걀은 네 몫이야. 왜 안 먹니? 아프리카엔 굶주린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 줄 아니?” 스스로 사고할 정도로 나이가 들자 내 몫의 달걀을 먹든 먹지 않든 아프리카의 아이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라고 기자가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했는데, 아마도 기자의 부모님은 달걀을 먹는게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게 아니라 음식의 소중함을 알라고 말한게 아니었을까? 번역과정에서 뉘앙스가 잘못 전달된게 아니라면.... 대체 어느 부모가 밥 안먹는 아이에게 '너가 밥을 먹는게 다른 나라의 굶는 아이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식으로 이야기할까?
기자의 사고 방식이 좀 의심되는 내용이 있었지만 기사전체는 정말 좋았다. 요세 미국애 대한 기사는 그냥 넘기기 일쑤인데 이건 재미도 정보도 아주 알찬 느낌의 기사여서 만족할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