귓속말

현대 러시아군 현황

세꼴 2009. 12. 12. 09:09
붉은 군대가 달라진다
늙은 공룡 같은 러시아군에서 날렵한 신속대응군으로 현대화

OWEN MATTHEWS, ANNA NEMTSOVA 기자

 러시아 과학원의 파벨 졸로타로프에 따르면 메드베데프는 지난해 8월 그루지야 전쟁에서 러시아군이 지리멸렬한 모습을 보인 직후 개혁에 착수했다. 그루지야전은 1979년 아프가니스탄 침공 이래 러시아군이 외국군을 상대로 싸운 첫 시험대였지만 결과는 한심스러웠다. 그 전쟁으로 러시아 전력의 "당혹스러운 치부"가 드러났다고 독립적인 군사 분석가 파벨 펠겐하우어는 말했다. 러시아 군용기 11대와 무인정찰기 여러 대가 격추됐다. 군기 빠진 병사들이 그루지야 마을들을 불태우고 약탈했다. 군화와 전투 위장복 대신 운동화와 폴리에스테르 운동복 차림으로 전투에 나선 러시아군도 적지 않았다.
 한 하급 장교는 무전기가 고장나자 뉴스위크 기자들에게 그루지야의 휴대전화 SIM(가입자인증모듈) 카드를 빌려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츠힌빌리에서 고리로 가는 간선도로에선 고장이 나서 오도가도 못하는 러시아군 장갑차 행렬도 눈에 띄었다. 물론 그 전쟁의 승산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러시아 인구가 1억 4000만 명인데 비해 그루지야는 460만 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이 제공한 멋진 차량과 군복을 착용한 그루지야군에 비하면 러시아군은 마치제2차 세계대전 다큐멘터리 영화에 나오는 군대처럼 보였다.
 그 직후 메드베데프는 군 개혁을 강조했다. 그루지야 전쟁 직전 그가 총참모장으로 임명한 니콜라이 마카로프가 러시아군 현황의 철저한 분석을 러시아 과학원에 의뢰했다.그 검토 결과에 따르면 사실 그루지야에 배치된 부대는 그래도 나은 편이었다.
 전체 러시아군의 평균은 그보다 더 낮았다. 병력과 장비를 완전히 갖춘 러시아 부대는 전체의 17%에 불과했다. "다른 부대는 탄약이나 무기에 결함이 있거나, 병력이 정원에 미달했다"고 졸로타로프는 말했다. 특히 육군의 경우 지휘체계의 머리가 너무 무거웠다. 장성이 900명 이상이었고(미 육군은 약 300명), 사병 2.5명당 장교가 1명 꼴이었다(서방 군대에선 15대 1을 선호한다). 한편 러시아 공군 참모장 블라디미르 하일로프가 지난해 공개한 바에 따르면 징집병중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약물 중독자이거나 지능이 낮은 사람"이 3분의 1이나 됐다. 게다가 육군의 관행은 냉전 시대로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도 모자라 아예 중세에 속하는 듯했다. 비정부 기구들은 장교들이 돈을 받고 부하들을 노예 일꾼이나 남창으로 빌려주는 소름 끼치는 일화들을 폭로했다.
 그런 사실이 속속 드러나면서 러시아가 그루지야 제압에는 성공했지만 앞으로는 늘 그렇게 운이 좋을 가능성이 없다는 인식이 고개를 들었다. "지나친 예일지 모르지만 만약 우리가 미국처럼 고도로 기술이 발달한 나라에 맞서 전쟁을 치른다면 우리의 생존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모스크바의 군사분석가 알렉산더 골츠는 말했다. "이제야 러시아 정부가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본 기사는 뉴스위크 한국판 2009/12/09에 실린 기사에서 발췌하였음





 이번주 뉴스위크 삽질결과는 이거면 충분하지 않은가 싶을정도로 좋은 기사였습니다. 러시아가 비록 전략무기를 갖추고 있다고는 하나 러시아군의 실질적인 전력은 그에 훨씬 못미치는 열악한 수준입니다. 특히나 러시아의 가상적국이 미국인 점을 감안하면 러시아 스스로 용납되기 힘든 부분이지요. 메드베데프 이전에도 러시아 군을 개혁하려는 움직임은 몇번 있었으나 번번히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과연 이번에는 군 개혁을 실현시켜 메데베데프가 러시아 군의 현대화를 앞당길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