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환율과 연애하기, 세계 최강 미니기업
세꼴
2009. 1. 4. 18:13
환율과 연애하기 - 사카키바라 에이스케(이콘출판사)
최근에 미국에서 불거진 금융위기로 환율이 요동치면서 국내에도 큰 혼란을 주고 있다. 파생상품인 'KIKO'를 계약했던 수출업체들은 환율이 예상외로 급상승 하면서 큰 손실을 보고 있고, 원화가치 하락등으로 인해 우리네들이 쓰는 수입물품 혹은 원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환율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금리'는 각국의 중앙은행이 결정하며 이는 돈의 가격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중앙은행들의 일거수 일투족은 금융업에 종사하는 이들로 써는 늘 관심의 대상이다.
책의 저자인 사카키바라 에이스케는 일본 대장성 국제금융국장과 재무관을 역임하며 1990년대 후반 외환관계자들과 언론사이에서 "Mr.엔"
으로 불렸던 인물이다.
다소 가벼운 책 제목처럼-원제는 이정도 까진 아니다-딱딱한 내용보다는 사람들이 잊고 지나가는 일들이나 실제 일에 부딪히면서 느끼거나 알아갔던 경험들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이다. 일종의 금융분야 종사자의 뒷이야기 같은 느낌의 책이다.
덕분에 저자가 의도했던 안했던 책은 굉장히 읽기 쉬운편이며 굳이 이분야에 대해서 왈가왈부 할 정도로 알지 않아도 제법 이해하기가 쉬운 내용들 뿐이다. 아마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은 어떤일을 겪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고 있다면 구입해도 좋을 책이다.
하지만 만약 재무성 고위관계자가 털어놓는 깊고 진지한 내용이나 ,언론상에 쉽게 노출되지 않는 금융분야의 굵직한 사건들을 기대하며 이 책을 집어들었다면 다소 당혹감을 느낄게 분명하다.입문서의 가치를 가지기도 쉽지 않으며 재무성 내부에서 벌어지는 일들 보다는 개인의 인간관계에 대한 이야기들이 더 많은편이다. 소로스와의 만남에서 가진 인상이나 로렌스 서머스의 까탈스런 성격(본인은 별 개의치 않는 듯)에 대한 주위의 평등에 대한 이야기들이 대부분이다. 나머지는 앞으로의 전망등에 대해서 개략적인 의견 제시 정도이다. 게다가 내용도 많지 않아 속독이 가능하다면 채 몇시간 안에 다 읽을 수 있을 만한 분량.
솔직히 말하자면 사카키바라 에이스케의 과거 개인 블로그라도 읽는 느낌이다. 그다지 추천하고 싶은 책은 아니다.
세계최강 미니기업 - 동아일보 경제부(동아일보사)
구글, 삼성, 인텔, GE, 토요타, 포스코, 닌텐도, 월마트. 이들은 모두 세계화되고 규모가 엄청난 대기업이다. 우리는 흔히 '기업'이라고 하면 우리에게 친숙하고 잘 알려진 이러한 대기업을 떠올린다. 특히 세계화된 기업들을 떠 올릴때는 더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세계화된 기업이란 단지 이들뿐일까? 최강이라는 이름이 어울리는 세계에서 가장 내놓으라 하는 기업들이 과연 포츈500대 기업에 선정되고 비즈니스 위크지에 올해의 기업 같은 식으로 이름을 올리는 기업들만이 세상을 호령하는 것일까?
아니다. 이 책 '세계 최강 미니기업'은 작지만 경쟁력있고, 세계화되었으며 각자의 분야에서 세계 최고, 최강이라는 수식어가 부끄럽지 않은 기업들을 소개하고 있다.
독일의 대기업 '지멘스'위 뒤를 이어 세계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작지만 강한기업 '오티콘(oticon)', 성분 분석기 시장에서 설립 이후부터 계속해서 독보적인 위치를 고수하고 있는 '포스(FOSS)', 허름한 50평 남짓의 공방에서 6명의 직원이 6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고객명단에 NASA도 포함되어 있는 '오카노 공업'
모두 책에서 소개된 작지만 강한, 최고의 기업들이다. 이들은 작지만 세계화 되었고, 대중적으로 알려저 있지 않지만 그들의 분야에서는 막강한 브랜드네임을 구축한 경쟁력 있는 기업들이다. 동아일보 신문에서 기획으로 연재되었던 내용을 모아서 책으로 내놓은 터라 각 기업에 대해서 무게감 있는 분석은 없지만 각 기업이 자랑하는 경쟁력을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인상적인 점은 우리나라에서는 다소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가족기업'의 형태를 가지고 있는 기업들이 해외에서는 생각보다 여럿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책속의 가족기업들은 단기적인 수익보다 장기적인 목표를 향해 움직이며, 이익을 쫓기보다 기업의 미래와 가치를 위해 운영되고 있었다.
장황하고 상당히 이상적으로 이야기를 풀어 놓았지만 물론 이책의 내용에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미니 기업(중소기업)의 긍정적인 부분을 테마로 삼다보니 해당기업의 단점이나 문제점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이 안돼어 있어서 소개된 기업들이 내세우는 모든 것 들이 그저 좋은 것으로만 치부된다. 실제로 장기적인 비전이나 미래가치가 의심스러워 보이는 기업도 두 세곳 있었으나 책에서는 그저 앞으로도 좋다는 식으로 비춰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책은 읽어 볼만한 값어치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객관적이고 비판적인 시각만 견지한다면 책의 내용은 충분히 곱씹어볼만한 가치고 있는데다가, 부족한 내용은 해당기업에 대해서 직접 조사해 보아도 괜찮을 것이다. 내용도 간략하기 때문에-장점이자 단점-많은 노력 없이 가볍게 읽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책에는 우리나라의 우수한 미니기업들의 사례도 나와 있다. 경영자나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이라면 책의 내용을 참고삼아 자신이 속한 조직에 대해서도 곰곰히 생각해 보면 큰 도움이 될것같다.
이미지 출처 : YES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