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2006
귓속말 2008. 7. 20. 06:06
난 이라크에 가보지도 못했고-파견될 기회는 있었다. 무산됐지만- 이라크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한다. 하지만 이라크에 대한 강렬한 기억들은 많은데 대부분은 미디어를 통해서 접한것들이다.
2006년 나는 대학에 다니고 있었다. 당시 원룸에서 자취를 하고 있었는데 원룸의 작은 TV에는 케이블 채널로 통해서 CNN이 흘러나왔다. 별 달리 TV에 취미가 없던 나로서는 내서널 지오 그래픽 채널을 통해서 다큐멘터리를 보던가 CNN에서 흘러나오는 광고를 보는게 다였다.
아침에 학교로 출발하기전 TV를 틀어두면 먼저 캐세이 퍼시식의 광고가 흘러나왔다. 인상적이고 활기찬, 호기심을 자극하는 음악을 많이썻기때문에 기억에 많이 남는다. 사실 그것보다는 광고의 양이 엄청난 점이 더 주요했지만.
CNN이 아침에 전하는 소식중에는 자주 이라크의 소식이 섞여있었다. 대부분은
'이라크의 어느지역에서 폭탄 테러 발생, 사상자 XX명'
라는 헤드라인을 갖추고 있었다. 나중에 사상자는 세자리수 단위로 늘어났다(정말이다. 때로는 사망자 숫자가 세자리수였다.) 사상자수가 무척 큰 경우는 대부분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이였고 그 희생자의 대부분은 민간인들이였다. 화면에는 많은 사람들이 혼란에 휩싸이고 통곡하는 모습. 그리고 분노에 차 카메라를 향해 외치는 장면들이 주를 이루었다.
마치 일기예보와도 같이 매일 전하는 그 소식은 이라크 사람들의 극적인 삶과 하등 관련이 없는 나로서도 끔찍한 기분이 들 정도로 우울하기 짝이 없었다. 만약 우리나라에 초강력 태풍이 1주일 간격으로 상륙해서 한해동안 주마다 수십명씩 죽어나가는 소식을 이라크 사람들이 접한다면 마찬가지 일것이다.
하지만 폭탄테러는 천재가 아니다. 인재다.
다른 매체를 통해 접하는 소식들이라고 별 다를바가 없었다. 주간지들은 매주 악화되는 이라크의 현실을 보도했고... 나는 이라크가 조각나는건 시간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러던중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2007년 당시 TV에 접근권한이 상당히 제한되었던 나는 주간지를 통해서 주로 정보를 접했는데 상황이 많이 호전되고 있다는 소식이 주를 이루었다. 미군은 로버트 게이츠 현 국방장관이 부임하고 나서 스타일을 좀 바꾸었다.
그가 오기 이전에는 기술력과 군사력을 바탕으로 펼처지는 진압작전의 성격이 주를 이루었다. 사실 2006년에는 진압작전이라기 보다 피흘리며 방관하고 있을 뿐이였던것 같지만...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이 오고나서는 미군은 현지인들과 협력하고, 정보를 제공받으며, 각 지역의 부대 운용스타일을 현지 지휘관들에게 많이 이양했다. 또한 군대의 지원이 보다 일선 보병들에게 집중되었다. 게이츠는 무엇보다 인적자원에 집중하는 모습이였고 그러한 정책은 미 국무장관 콘돌리자 라이스의 조용한 협력덕에 더욱 탄력을 받았다.
그 결과는 우려와는 달리 인상적이였다. 이라크는 차츰 안정을 되찾았고 상업활동 및 민간활동부분에서 더 활기를 띄었다. 물론 폭력행위도 많이 줄었다. 이라크에서의 폭탄 테러 소식은 차츰 잦아들었다. 먹구름이 걷히는 듯 하였다.
이라크가 아직은 미래를 낙관적으로만 보기엔 쌓여있는 문제가 많다. 아직 너무 많은 수의 AK에 탄알집이 꽃혀 있고, 이라크 정부는 아직까지 국제사회가 원하는 수준만큼 현실적이지 못하다. 무엇보다 미군의 철수도 그 들로서는 당장에 도움이 전혀 안됀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당선이 된다면 빠른 시일내에 미군이 철수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라크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 알수가 없다. 하지만 내가 2009년에 이라크에 대한 글을 쓰게 된다면 좀 더 희망적인 내용일 것이라 믿는다. 그게 모두에게 좋은 일이기 때문이다.
이미지 출처 : Time( 사진1, 사진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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